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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31년 돌본 장애 아들 살해..반복되는 비극
송고시간2024/05/21 18:00


[앵커]
장애가 있는 30대 아들을 살해하고
자신도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했던 어머니에게
법원이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30년 넘게 장애가 있는 아들을 돌보면서
극심한 스트레스와 경제적 어려움에
시달린 점을 참작하면서도
어떠한 이유에서도 부모가 자녀의 생명을
침해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런 비극, 개인에게만 책임이 있는 걸까요?

구현희 기자입니다.

[기자]
선천성 심장병과 청각, 면역 장애가 있는 아들을
31년 동안 정성껏 돌본 60대 어머니 A씨.

잦은 구토 증세로 1년 중 100일 이상을
입원해야 했던 아들을 간병하면서
A씨의 건강도 악화됐습니다.

지난해 11월, A씨는 아들이 다시 구토 증세를 보이자
목을 졸라 살해했고, 자신도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지만 남편에게 발견돼 목숨을 건졌습니다.

울산지방법원은 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습니다.

(CG IN) 재판부는 "31년 동안 몸이 아픈 아들을 돌보며
병원비 마련을 위해 일을 하는 등 고된 삶을 살았던 걸로 보인다"며
그러나 "부모가 자신이나 자녀의 처지를 비관해
자녀의 생명을 침해하는 행위가 정당화될 수는 없다"고
지적했습니다.(CG OUT)

다만 "형을 다 살고 나면 남은 가족들과
좋은 시간을 갖길 바란다"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장애가 있는 가족을 살해하는 비극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CG IN) 올해 들어서만
지난 1월 경남 김해에서 백혈병 진단을 받은 어머니가
중증 지적장애가 있는 20대 아들을 살해했고,
2월에는 서울에서 아버지가 발달장애가 있는 자녀 둘을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또, 최근에는 청주시에 사는
발달장애인 일가족 3명이 숨졌습니다.(CG OUT)

처벌을 강화하는 것 만으로는
반복되는 비극을 막을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인터뷰] 이해경 / 울산장애인부모회 회장
"수혜 대상이 되기 위해서는 계속 내가 뭔가를 증명을 해야 돼요.
국가나 사회가 같이 고민을 해줘야 되는데 그런 고민들이
전혀 없었으니까... 또 이런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는
그런 상황까지 사회와 국가가 몰아넣었다고 (생각합니다.)"

사회적 지원이 부족하다보니
극단적 선택에 내몰리게 된다는 건데
예견된 비극을 막지 못한 우리 사회와
국가의 책임은 없는지 정확한 진단과
대책 마련이 필요해 보입니다.
JCN뉴스 구현희입니다.//